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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에 대하여

신지영

2016년 봄처럼 내게 ‘바둑’이 크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바로 ‘인간대표’ 이세돌 9단과, ‘기계대표’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있었던 것. 결과는 처참했다.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알파고의 승리였다. 이 대국을 통해 Google deepmind 출신 알파고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그 해 세계 경제 포럼(WEF)은 ‘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했다. (제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 지능을 포함한 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로 인한 산업혁명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큰 변화를 만든 알파고의 아버지는 과연 누구일까?

데미스 하사비스는 누구인가

그의 이름은 ‘데미스 하사비스’이다. 그는 ‘체스 천재’였다. 네 살 때 체스를 배우기 시작해 10대 초반 영국 체스 챔피언에 올랐다. 남들보다 2년 빠른 15세에 고교를 졸업한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게임 개발사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전 세계에서 수백만개가 팔린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했다. 게임 프로그래머로 명성을 얻었으나 하사비스는 돌연 회사 생활을 접고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과학과에 진학한다. 22세에 졸업한 그는 직접 게임회사를 차렸지만 이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진학해 뇌과학 연구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기억과 상상이 뇌의 같은 부위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사학위를 받은 이듬해인 2010년 하사비스는 드디어, 딥마인드를 창업하고 본격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나선다. 딥마인드는 창업 4년 만인 2014년 구글에 팔렸다. 매각 가격은 4억유로(약 5300억원). 당시 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도 딥마인드를 탐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그의 인생은 이른바 ‘꽃길’이었다. 천재로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여, 돈 방석에 앉은 것. 그런 면에서 약간은 부럽기도 하다. 적어도 한국에서 전기음성도를 외우며 수능을 준비해야 할 나이에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팔며 돈을 벌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 사람이 ‘갖춰진’ 환경이었기에 이처럼 성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불어 ‘갖춰진’ 환경에서만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나온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의 인생에 대한 나의 느낌이다.

인공지능 기술, 딥러닝이란?

한편,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알파고가 세계 바둑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을 상대로 3연승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알파고는 어떻게 만들어졌기에 1년 만에 이토록 빠른 발전이 가능했던 것일까? ‘딥러닝’을 이해하면 쉽다. 알파고는 몬테카를로 알고리즘에 더해서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으로 사람처럼 스스로 바둑을 학습한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기 위해선 ‘인공신경망’을 가져야 하는데, 알파고는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2개의 기본 신경망으로 구성된다. 정책망이 다음 번 돌을 놓을 여러 경우의 수를 제시하면, 가치망은 그중 가장 적합한 한 가지 예측치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구글의 연구진은 방대한 바둑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알파고의 정책망에 3천만 개 위치 정보를 입력하는 반복 훈련을 시킴으로써 다음 수 예측률을 크게 높였다. 이 같은 지도학습을 끝낸 후에는 실전을 통해 습득한 데이터를 스스로 가다듬는 강화학습으로 정책망을 더욱 똑똑하게 만든다. 가치망 역시 딥러닝의 강화학습으로 바둑 게임 전체를 읽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딥러닝의 특화점이다. 그로 인해 기본적인 알파고 알고리즘을 만든 뒤에는, 알파고끼리 바둑을 두게 하여 배움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딥러닝 기술은 바둑 같은 게임 상대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이미지 검색, 번역기 등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것이다.

인공지능의 한계

다만 인공지능은 아직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 나는 미래에 인공지능 기술을 공부하여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그러나 데미스 하사비스는 “인공지능을 조수처럼 활용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리는 것”,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 개발은 수십년 후의 일이겠지만 지금부터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며, 미래를 걱정했다. 나도 이에 적극 동의한다.
다만 나는 ‘기계의 인간 지배’보다, ‘IT기술 발전으로 인한 빈부격차의 확대’가 더 우려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포함한 IT기술이 발전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부를 늘리려 할 것이다. 이 때 사회적 소외대상이 생긴다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유명 카페 체인점과 작은 카페가 있다면 유명 카페 체인점은 IT기술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더 많이 다니는 곳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커피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작은 카페는 시장에서 밀려나게 된다. 이같이 국가는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나지 않도록 IT기술을 너무 장려하지만 말고, 어느 정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Google Deepmind 대표이자 알파고의 제작자, 데미스 하사비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새로운 것의 창조는 지능이 아니라 내적 필요에 의한 놀기 본능을 통해 달성된다. 창의적인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가지고 놀기 좋아한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은 말한다. 어쩌면 데미스 하사비스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가지고 놀다보니 세계를 바꿔놓게 된 것이 아닐까? 나도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해보아야겠다.’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이세돌의 상대, 알파고가 바둑을 터득한 비결
[네이버 캐스트] 인공지능
[IT 용어사전] 제 4차 산업혁명
[한국일보] 무결점 알파고, 커제에 ‘3연승’ 하던 날
[한경 경제사전용어] 데미스 하사비스